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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대한민국

히든트랙 킬러 퀸 - 4.5%

by 살찐돼지 2023. 2. 14.

 

'여러 아이디어들의 교류 속에서 이를 도입 및 적용하는 과정이 

마치 장인의 그것처럼 매우 정교하고 열정을 가진 순간들이었다'

 

영국의 락밴드 퀸(Queen)의 브라이언 메이가 세번째 앨범의 히트곡

Killer Queen 녹음 당시를 회상하며 남긴 말이라 합니다.

 

퀸은 이 곡을 녹음하는 과정이 장인이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처럼 

정성과 열정을 쏟아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는데, 녹음 내내 작고 큰 아이디어들이 

 

관통할 수 있는 공간을 두었고 이를 적용과 검증을 반복하면서 

어렵게 하지만 필사적으로 완성도를 쫓아 만들어낸 곡이라 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히든트랙(Hidden Track) 양조장의 맥주들 -

히든트랙 오케스트라 사워 세종 - 7.0% - 2021.03.24

히든트랙 베리 트위스트 라즈베리 - 4.5% - 2021.10.08

히든트랙 저먼 수플렉스 - 4.5% - 2022.03.12

히든트랙 서울의 달 - 5.0% - 2022.11.11

 

 

여기까지는 히든트랙 양조장의 홈페이지에 방문해서

오늘 맥주의 설명을 찾아보면 읽을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맥주에 대한 컨셉과 엮인 스토리들을

설명해주는 타입을 매우 좋아하는데 단순히 쓸게 많아져서도 있지만

이렇게 저렇게 맥주 시음기를 쓰면서 얻는 잡지식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시음기의 대상 맥주에선 프랭클린의 연 실험+피뢰침 발명을 알게되니까요.

 

아무튼 히든트랙 양조장에서는 Killer Queen 이라는 고제 맥주를 만들었고,

염분의 짠 맛과 코리엔더의 향긋함, 기본적으로 Sour Beer 라는 특성으로

독일 전통 맥주임에도 후대의 크래프트 맥주에 많은 영감을 준 스타일입니다.

 

이는 즉, 고제(Gose)의 틀은 유지한 채 이것저것 끼워맞추면서 

새로운 형태의 고제들이 재창조된다는 것인데, 오늘 Killer Queen 에서는

오이를 필두로 박하 씨앗이 기본인 코리엔더&소금과 함께 했습니다.

 

섞이기 힘든 것들의 부조화에서 조화를 이뤄내는 작업이 벌어진건데,

여기서 히든트랙은 브라이언 메이의 회상이 생각났나 봅니다.

그래서 맥주의 이름을 Killer Queen 이라고 지은것이겠죠.

 

 

효모를 거르고 따르니 꽤 맑은 밝은 금색을 띄었습니다.

 

오이와 Sour, 코리엔더 등등이 들어갔다는 정보를 듣고난 후에는

왠지 오이 냉채와 같은 느낌의 향이 나지 않을까 예상했었지만

 

그런 느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어도 생각보다는 찌릿하거나

맵싸한 느낌이 아닌 향긋하고 상큼한 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살짝 싸한 느낌도 오는데 박하가 아닐까 예상합니다.

 

탄산기는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의외로 청량하진 않고,

그래도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볍고 연한 편이었습니다.

무난한 필스너 라거 맥주의 점도와 같다 보면 됩니다.

 

일단 맥아적인 단 맛은 배제된 맥주라고 봤고 역시 그렇습니다.

부재료와 Sour 속성에서 사실상 풍미가 결정난 맥주인 셈으로

향에서도 언급했던 오이와 젖산균류의 Gose 발효 신 맛이

우선 전면으로 드러나지만 미간을 찡그리게 강렬하진 않았습니다.

 

이후 향긋한 코리엔더의 맛이 찾아오면서 살짝 새콤한 감을 주고,

마시고 나면 이것들과 다소 이질적인 박하나 민트와 같은 풍미가 오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후레쉬 민트 껌에서 종종 느낄법한 맛으로 왔습니다.

 

이후 쓴 맛은 없고 신 맛이 혀를 찌르듯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여러 맛이 지나간 자리는 깔끔해서 시음성은 좋습니다.

 

컨셉은 난해하나 맥주 시음이 어렵지는 않았던 제품으로

괜찮네요. 펍에서 여러 잔 마실수도 있을 맥주였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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