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업계에 오래있다보니 맥주 양조장을 운영하는 동료들과
종종 나누는 이야기로 "한국 고유 맥주 스타일을 만들 수 있을까?"로
특정 지역의 많은 양조장들이 어떤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면서,
그 영향력이 다른 대륙까지 뻗쳐 나가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겁니다.
오늘 시음하는 미국 데슈츠(Deschutes) 양조장에서 만든
'카타리나 구아바 라즈베리' 는 카타리나 사워 스타일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데슈츠(Deschutes) 양조장의 맥주들 -
Deschutes The Abyss Rum (데슈츠 디 어비스 럼) - 13.9% - 2019.08.09
Deschutes Fresh Squeezed IPA (데슈츠 프레쉬 스퀴즈드 IPA) - 6.4% - 2020.02.26
Deschutes Black Butte Porter (데슈츠 블랙 뷰트 포터) - 5.2% - 2020.04.03
Deschutes Obsidian Stout (데슈츠 업시디안 스타우트) - 6.4% - 2020.08.04
Deschutes Neon Daydream Hazy Ale (데슈츠 네온 데이드림 헤이지 에일) - 4.8% - 2020.10.22
Deschutes Chainbreaker (데슈츠 체인브레이커) - 5.6% - 2020.12.13
Deschutes Red Chair NWPA (데슈츠 레드 체어 NWPA) - 6.2% - 2021.04.03
Deschutes Da Shootz! (데슈츠 다 슈츠!) - 4.0% - 2021.11.26
Deschutes Whiskey Butte Porter (데슈츠 위스키 뷰트 포터) - 9.0% - 2022.07.11
Deschutes King Crispy (데슈츠 킹 크리스피) - 4.8% - 2023.01.17
Deschutes Cosmic Creatures IPA (데슈츠 코스믹 크리쳐 IPA) - 6.0% - 2023.07.04
다소 생소한 타입인 '카타리나 사워' 는 브라질에서 유래했습니다.
2010년대 이후 세계 각지에서 젊은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 세워지고,
특히 Sour Beer 를 트렌디하게 다루는 양조장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벨기에나 독일의 전통 Sour 맥주에 지역색을 담은 맥주들이 나왔고,
대표적으로 독일 베를린의 베를리너 바이세의 재해석 맥주들도 출현합니다.
예를 들면 플로리다 바이세 or 카타리나 사워 같은 사례들입니다.
브라질은 열대과일이 가득한 곳이라 지역의 열대과일을 잔뜩 넣은
베를리너 바이세 기반의 Sour 맥주들이 많이 등장하게 되었으며,
아예 브라질 양조계에서 2015년 브라질 카타리나 지역에서
워크샵을 열어 해당 스타일에 대한 정의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Catharina Sour 스타일이라 불리게 됩니다.
브라질의 맥주 홈브루잉 커뮤니티와 크래프트 맥주 양조 시장에서
많이 다뤄지는 타입이라, BJCP 와 같은 스타일 가이드 라인 2021에는
브라질 시장을 위해 Catharina Sour 평가 가이드가 따로 마련되었습니다.
아무튼 앞서 설명했듯 오늘 시음하는 데슈츠(Deschutes) 양조장의
'카타리나 구아바 라즈베리' 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의 제품으로,
브라질 크래프트 맥주 문화가 미국에 역으로 영향을 준 케이스입니다.
뿌옇고 탁한 감색, 진한 금색계열의 색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상당한 산미가 돋보이는데, 사용된 열대과일 자체가 만들어낸
산미와 Sour Ale 을 발효했을 젖산균류의 시너지가 있는 것 같고,
신 향 이외의 다른 요소들은 느낄 겨를이 없었던 맥주였습니다.
탄산기는 보통으로 더욱더 청량하게 특별히 제작하진 않은듯 보이며,
질감은 나름 푹신하고 부드럽지만 무게감은 가벼웠던 맥주였습니다.
맥아에서 오는 단맛이나 홉에서 오는 씁쓸함은 없었습니다.
확실히 공동주연은 열대과일들과 젖산균류의 시큼함으로,
초반에는 나름 짜릿하고 미간을 찡그리게 되는 산미가 있지만
지속력이 길진 않아서 마시는 내내 부담스러운 맥주는 아니었고,
이내 사람들이 충분히 감내하고 먹는 과일 수준의 산미 정도라
먹기 어려운 느낌의 Fruit Sour 맥주는 아니었다고 판단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맥주의 맛 구성이나 조합이 꽤 단순하게 와서,
예상 가능한 맛의 맥주라는 부분이라는 이미지의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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