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설리(Surly)에는
가볍고 산뜻한 맥주들을 CRUSHER 라는
시리즈 분류 아래에 묶어 놓고 있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Grapefruit Supreme 또한
해당 분류에 있으며 여름에 마시기 좋은
가볍고 산뜻하지만 시큼한(Tart) 맥주입니다.
자몽(Grapefruit) 풍미는 보통 미국 홉들이 많이 생성하고,
특히 미국 홉이 많이 사용된 IPA 계통에서 주로 발견되나,
이 제품은 홉이 아닌 실제 자몽으로 그 맛을 발현시켰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설리(Surly) 양조장의 맥주들 -
Surly Coffee Bender (서리 커피 벤더) - 5.5% - 2020.12.21
Surly Axe Man IPA (서리 액스 맨 IPA) - 7.2% - 2021.04.05
Surly Abrasive Double IPA (설리 어브레이시브 더블 IPA) - 9.2% - 2022.03.28
설리(Surly) 양조장에서는 아예 과일 명칭 + Supreme 으로
과일이 첨가된 가벼운 시큼한 에일 컨셉을 잡아버렸습니다.
오늘 시음대상은 자몽이지만 자매품으로 망고, 키 라임,
블랙체리, 복숭아 등등도 출시되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설리(Surly) 양조장은 마치 과일쥬스 종합 선물세트 마냥
아예 '과일 수프림' 버라이어티 팩을 만들어서 팔고 있군요.
개인적으로 더 흥미로웠던건 해당 과일 버라이어티들의
기본 맥주 스펙, 맥아, 홉 등등 들어간 베이스 재료는 같은데,
혼합된 과일에 따라 상품이 갈라진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맥주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밝은 색상인
레몬색, 밝은 금색이 보이며 탁한 편입니다.
말 그대로 자몽향이 매우 강해서 흡사 주스를
마시는 듯한 기분마저도 들게하며 신 향은 특별히
자몽과 별개로 도드라지진다기보다는 어울러집니다.
무난하게 과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신 내 정도입니다.
탄산기는 보통 수준으로 특별히 많진 않네요.
꽤나 청량하지 않을까 봤는데 의외였습니다.
질감이나 무게감은 그래도 가볍고 연한 편이라
여름에 마시기 좋은 맥주라는데에 변함 없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사실상 없다 봐도 무방하였고,
깔끔하고 개운한 바탕에 새콤한 자몽 향과
감귤,자몽류의 껍질과 같은 느낌이 돌았습니다.
떫거나 쓴 맛은 없이 새콤함만 치고 빠지는데,
식초처럼 뚜렷하게 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던
말 그대로 자연스런 과일 산미만 있던 맥주였네요.
자몽 주스와 자몽 맥주의 중간에 놓였던 제품으로,
특별히 모난 구석 없이 컨셉을 잘 지켜서 만든,
가볍게 즐기기 좋은 심플한 맥주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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