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후반부터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는
디저트와 같은 느낌의 맥주만들기가 유행하기 시작합니다.
맥주로 초코파이, 브라우니, 아포카토, 스무디 등등을
구현해내는 것들로,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인
The Bruery 또한 위와 같은 시도가 가미된 맥주들을
베이커리(bakery)라는 시리즈를 통해 공개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더 브루어리(The Bruery) 양조장의 맥주들 -
The Bruery Mash & Coconut (더 브루어리 매쉬 & 코코넛) - 13.1% - 2019.02.26
The Bruery Choronlogy:18 Wea Heavy (더 브루어리 크로놀로지:18 위 헤비) - 14.2% - 2019.12.16
The Bruery Or Xata (더 브루어리 오르차타) - 7.2% - 2020.04.07
The Bruery Autumn Maple Midnight (더 브루어리 어텀 메이플 미드나잇) - 10.0% - 2020.10.09
The Bruery Arbre Medium Toast (더 브루어리 아브레 미디움 토스트) - 10.8% - 2021.03.14
'제과점' 라인업에는 리얼 베이커리의 메뉴들로 구성되는데,
바나나 머핀, 코코넛 마카롱, 보이즌베리 파이 등등이 있습니다.
'제과점' 라인업 맥주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맥주는
위스키 배럴 에이징된 임페리얼 스타우트입니다.
따라서 기본풍미로 초콜릿, 바닐라, 카라멜 등이 나옵니다.
오늘 시음하는 제품은 '오트밀 쿠키' 라는 맥주입니다.
귀리(오트밀)이야 스타우트에 빈번하게 접목되는 곡물이고,
시나몬, 건포도, 그래놀라 등도 맥주에 첨가되어서
플레인 오트밀 쿠키보다는 알싸하고 새콤한 쿠키네요.
개인적으로 건포도를 쿠키나 빵에서 먹는걸 선호하지 않지만
맥주에는 붉은 건과일 맛을 좋아하기에 이건 또 호감이 가네요.
진한 갈색 거품과 완벽한 검은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나몬과 건포도류의 달고 알싸한 향기가 먼저 왔고
시리얼-곡물류의 고소함과 약간의 단 내가 있었으며
카라멜, 초콜릿류의 향도 스타우트라 기본으로 깔립니다.
정말 맥주보다는 베이커리에서 느낄 법한 향들이 가득합니다.
탄산기는 거의 없는 수준으로 무디게 다가왔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10.2% 알콜도수의 스타우트 치고는
엄청 무겁지 않고 의외로 중간수준의 물성을 보입니다.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적당히 진득한 코코아 음료 정도네요.
아무래도 디저트 느낌을 지향하는 임페리얼 스타우트이니
맥아적인 단 맛은 분명하게 갖추고 있었지만, 이런 타입의 맥주가
지나친 단 맛을 내포하여 쉽게 질기는 경향이 있곤 합니다.
그런데 오늘의 '오트밀 쿠키' 는 생각보다 길게 남는 단 맛은 적어서
적당한 임페리얼 스타우트의 음용성과 크게 어긋나진 않았습니다.
뭐, 임페리얼 스타우트도 음용성이 좋진 않습니다만 말입니다.
더불어 향에서도 강렬했던 시나몬, 건포도 등의 알싸함과 단 맛에
향긋하고 고소한 오트밀 쿠키 반죽이나 시리얼 느낌이 살면서
초코칩이 쿠키에 박힌듯한 초콜릿 단 맛이 나와주어서 좋았습니다.
시나몬의 알싸함과 더불어서 은근히 드러나는 알코올기가 있었고,
단 맛이 난다고 마구 마시다가는 순간 취한 모습을 볼 수 있을겁니다.
아무튼 베이커리라는 컨셉과 건포도/시나몬이 들어간 오트밀 쿠키라는
컨셉을 잘 살린 제품이라는 평에, 은근 시음하기도 나쁘지 않은 물성이라
맥주 자체는 매우 장난스럽지만 완성도는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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