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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영국

Wychhwood Bah Humburg (위치우드 바 흠버그) - 5.0%

by 살찐돼지 2020. 1. 7.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크리스마스 캐럴에는

구두쇠로 유명한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이 등장합니다.

 

그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기분 좋지 않은 상황일 때,

쓰는 표현이 Bah Humbug! 으로 오늘 맥주명이기도 합니다.

 

영국의 위치우드 양조장에서 만든 Bah Humbug 맥주는

크리스마스 시즌 맥주로 스크루지 영감이 라벨의 모델입니다. 

맥주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나오는 계절 맥주이고요.

 

- 블로그에 리뷰된 위치우드(Wychwood) 양조장의 맥주들 -

HobGoblin (홉고블린) - 5.2% - 2010.03.08

Wychcraft (위치크래프트) - 4.5% - 2010.04.09

Goliath (걸라이어스,골리앗) - 4.2% - 2010.05.31

Scarecrow (스케어크로우) - 4.7% - 2013.04.17

Hobgoblin Gold (홉고블린 골드) - 4.5% - 2015.09.19

Wychwood Hobgoblin IPA (위치우드 홉고블린 IPA) - 5.3% - 2019.03.16

Wychwood Black Wych (위치우드 블랙 위치) - 5.0% - 2019.06.06

Wychwood Dryneck (위치우드 드라이넥) - 4.0% - 2019.09.12

 

맥주의 컨셉은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이 먹는

디저트 민스 파이(Mince pie)나 크리스마스 푸딩, 케잌입니다.

 

미국이나 벨기에의 양조장들에서도 크리스마스 에일에는

향신료를 첨가하여 맛을 더 알싸하게 만들듯, 영국 출신

Bah Humbug 에도 시나몬이 들어가 향긋함을 가미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에일하면 향신료 이외에도

도수가 높아져 겨울밤을 뜨끈하게 해주는 Winter Warmer 적

기능과도 많은 연관을 짓곤 하는데, 벨기에나 미국이 대개 그렇지만

영국에서는 Winter Ale 일 뿐 Winter Strong Ale 은 아닌 것들도 많습니다.

 

이것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본래 Bah Humbug 도 예전에는 6도 였다던)

특히 영국 고유의 Cask Ale 버전은 병(5.0%)보다 더 낮은 도수인 4.3% 입니다.

 

 

맑은 편이나 아주 탁월하진 않은 루비색, 적갈색을 띕니다.

 

시나몬의 향긋함이 가장 먼저 찾아오고 이를 양조장에서는

독일 바이젠의 페놀쪽과 비유하던데 그럴싸했습니다.

다만 맥아의 단 맛이 푸딩이나 카라멜과 같은 느낌으로

나와주기에 바이젠 쪽 향과는 다른 양상이라 생각했네요.

 

탄산기는 살짝 있는 편으로 은근한 청량함을 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도수에비해 언뜻 진득하면서

부드러운 것처럼 느껴지나 탄산감 때문일 수도 있고

도수의 한계가 있어 가벼움과 중간의 사이에 머뭅니다.

 

육중하거나 찰진 느낌보다는 확실히 가벼운 면이 있으며,

탄산기가 없는 Cask 타입이라면 확실히 병과 다를 것 같네요.

 

낮은 도수 안에서 나름 맥아적인 풍미를 갖춘 맥주로,

카라멜, 토피, 푸딩 등등의 단 맛이 시작시에 전달되며,

맛이 진행되면 될 수록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개운해집니다.

 

단 맛이 사라지면서 입 안에서 피어오르는 맛은 정향이나

계피와 같은 알싸함으로 중후반부의 맛을 책임집니다.

 

계피/정향에 익숙해지면 은은하게 입에 퍼지는 맛은

약한 정도의 견과와 곡물 빵과 같은 요소였는데,

영국 베이스 맥아 Maris Otter 의 존재감 같습니다.

 

Bah Humbug 의 풍미가 비유되는 것들이

크리스마스 푸딩이나 케이크, 파이 등이라

상당히 달작지근한 맥주일 것이라 짐작케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는 달지 않고 의외로 가볍습니다.

 

시나몬의 맛은 인공적이지 않게 맥주 맛에 녹아든 편이고

Wychwood 설명처럼 정말 바이젠스러운 맛도 나는데,

 

오늘의 맥주의 맛을 개인적으로 종합해서 정리해보자면

영국의 Maris Otter 를 사용하여 맥아적 고소함이 있으면서

둔켈바이젠은 아니나 붉은 빛의 카라멜 맥아 뉘앙스가 있는

영국과 독일식이 크로스된 헤페바이젠이 있다면 이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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