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난 10월이면 확실한 가을이라 할 수 있으며,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도 가을 컨셉의 맥주들을 출시합니다.
크래프트 맥주계에서 가을 맥주로 많이 내는 컨셉으로
메이플 시럽과 맥아적 성향의 맥주를 결합하는 것도 있고
10월 말에 다가오는 할로윈을 맞아 그 상징인
호박과 함께 향신료를 넣은 펌킨 에일이 단골입니다.
오늘 시음하는 더 브루어리(The Bruery)의
어텀 메이플 시리즈는 두 가을 컨셉 맥주를 합쳤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더 브루어리(The Bruery)의 맥주들 -
The Bruery Mash & Coconut (더 브루어리 매쉬 & 코코넛) - 13.1% - 2019.02.26
The Bruery Choronlogy:18 Wea Heavy (더 브루어리 크로놀로지:18 위 헤비) - 14.2% - 2019.12.16
The Bruery Or Xata (더 브루어리 오르차타) - 7.2% - 2020.04.07
본래 펌킨 에일(Pumpkin Ale)은 실제 호박 매싱이 맥주에 포함되지만,
더 브루어리에서는 호박을 얌(Yam)으로 대체한 후 시나몬, 넛맥 등의
펌킨 에일에 들어가는 향신료 그대로 메이플 시럽 + 바닐라와 함께 씁니다.
붉은 라벨의 어텀 메이플은 벨기에식 브라운(Bruin) 에일 기반에
펌킨이랑 향신료를 섞은 거라 맥주 스타일에서도 벨기에와 퓨젼했지만,
(본래 펌킨 에일은 미국/영국식 브라운-다크 에일에 주로 접목)
더 나아가 오늘의 미드나잇 버전은 Midnight Wheat 라는 맥아로
Imperial Dark Ale 을 만들어서 보다 더 자정처럼 검게 제작했습니다.
그러면 미드나잇 버전은 '임페리얼 스타우트 기반인가?' 의문이 들지만
본래 미드나잇 윗이라는 맥아가 탄 맛을 극소화 시킨 흑(밀)맥아라
터프하게 나오진 않을겁니다. 애당초 Imperial Dark Ale 이라 쓴거 부터가.
아무튼 복잡한 이 맥주의 컨셉을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게 많겠습니다.
가을 시즈널 맥주 경향 + 펌킨 에일 재료 특성 + Midnight Wheat 맥아 등등
색상은 상당히 검습니다. 미드나잇 윗 맥아의 효과겠지요.
맥주에 사용된 재료들 가운데서 제가 익숙하지 않은 재료는
얌(Yam) 밖에 없고 맥주에서 어떤 풍미를 낼지 감이 안 오지만,
향에서는 일단 넛맥과 시나몬의 알싸함이 먼저 찾아오고
이후 메이플와 바닐라콤비의 달콤함이 맥아 단 내와 옵니다.
알싸함의 이면에서 살짝 시큼한 향을 맡을 수 있었는데,
이게 얌(Yam)인가? 라는 의심은 들지만 확신 할 수는 없었네요.
아무튼 탄 내는 거의 없었고 홉의 아로마 또한 매우 적었습니다.
탄산감은 무딘 편이라 청량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질감은 진득하지 않고 무게감도 도수에 비해 가볍기에
높은 도수/낮은 F.G 맥주의 전형을 보여주고 마시긴 쉽네요.
그래서 맥아적인 단 맛은 많이 소멸되어 뉘앙스만 남고
생각보다 개운하고 깔끔한 바탕을 가진게 특징입니다.
단 맛은 다크 카라멜이나 검붉은 건과일 쪽보다는
부재료인 바닐라와 메이플스러운 면모만 조금 있습니다.
덕분에 넛맥과 시나몬을 조금 더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향에서도 느꼈던 시큼하면서 고소하게도 나타나는 맛을 두고
이게 맥주에 얌(Yam)을 썼을 때 나는 맛인가? 했습니다.
약간의 로스팅 맛과 초콜릿과 같은 흑맥아 맛이 있지만
거칠거나 쓰게 나타나진 않고 홉의 쓴 맛도 적습니다.
맥주가 개운한 편이라 쓴 맛이 도드라질 법도 했는데,
그래도 없는 것 보면 홉은 정말 작은 비중으로 작용했겠고,
펌킨 에일이든 메이플 브라운/다크 에일이건 홉은 관련 없으니
홉의 맛이 '어텀 메이플 미드나잇' 에서 나지 않는것도 이치에 맞습니다.
알코올 느낌도 없이 향신료의 알싸함이 여운으로 남아주며,
이쯤되면 맥주보다는 중남미나 아프리카의 전통 주류같기도합니다.
엄청 맛있어서 쟁여두고 여러 번 마실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요근래 매 번 '알 것 같은 그 맛의 맥주들' 위주로 마시다가
맛의 갈피를 잡기 난해한 제품을 마시니 재미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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